
연애 시작하고 친구 다 끊었더니 남친이 부담스러워한다
주식을 한 종목에 몰빵하는 사람들이 있다. 그 종목이 오를 땐 문제가 없는데, 조금만 흔들려도 전 재산이 같이 흔들린다. 분산 투자를 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.
27살 프리랜서 번역가 지원 씨는 연애를 시작하면서 친구, 취미, 개인 시간까지 전부 남자친구 하나에 몰빵했다. 한번 몰입하면 주변을 안 돌아보는 성격이라고 스스로도 알고 있었는데,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렇게 됐다.
남자친구가 이걸 무겁게 느낀다고 해서, 그가 사랑이 부족한 사람인 건 아니다. 누군가의 세계 전체가 자기 하나로 채워졌다는 건, 애정 표현이 아니라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. 한 사람에게 걸린 지분이 100%면, 그 사람은 지원 씨의 하루 전체를 책임지는 기분이 든다.
지원 씨도 이미 절반은 알고 있다. 사연 속에서 스스로 “철저히 고립된 현실을 깨달았다”고 했으니까. 그러니 여기서 필요한 건 자책이 아니라, 왜 이렇게 됐는지를 구조적으로 보는 거다.

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면, 친구와 취미를 다시 채우는 건 남자친구에게서 마음이 멀어지는 게 아니다. 오히려 반대다. 지원 씨가 다른 자산을 갖고 있어야, 남자친구도 부담 없이 지원 씨의 하루 일부를 나눠 가질 수 있다. 혼자 감당할 몫이 줄어드는 것이다.
역지사지로 가보면, 만약 남자친구가 자기 세상을 지원 씨 하나로만 채웠다면 지원 씨도 부담스러웠을 거다. 관계는 두 사람이 각자 자기 삶을 갖고 있을 때 오히려 안정적으로 유지된다.
당장 예전 친구 모임에 다 나가려 하기보다, 끊었던 취미 하나부터 다시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. 이게 정답이라는 건 아니고 참고 정도로만 들어줬으면 하는데, 작은 종목부터 다시 사들이는 게 갑자기 전부 되돌리는 것보다 부담이 적다.

다시 채운 취미 하나가 생각보다 큰 숨통이 되어줄지도 모른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