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남친이 매일 내 인스타 스토리 본다면, 그게 미련일까요

조회수 하나에 별별 의미를 다 붙이는 밤ᴗ

전남친이 매일 내 인스타 스토리 본다면, 그게 미련일까요

학교 다닐 때 하굣길에 실내화 가방 한 번 안 차본 사람 없을 겁니다. 딱히 뭘 겨냥한 것도 아니고, 그냥 손에 들고 있으니까 발로 툭 건드리게 되는 거죠. 헤어진 사람 인스타 스토리도 비슷합니다. 딱히 뭘 확인하려는 게 아니어도, 눈에 뜨니까 그냥 누르게 됩니다.

27살 주얼리 디자이너 소희 씨는 전남친이 매일 자신의 인스타 스토리를 조회한다는 사실 하나로, 이걸 “미련”이라 단정 짓고 지내고 있습니다. 그리고 그 단정을 뒷받침하려는 듯, 요즘 스토리를 마치 브랜드 화보처럼 찍고 있다고 합니다.

1. 조회 하나로는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습니다

스토리 조회는 실내화 가방을 툭 차는 것과 똑같습니다. 습관이거나, 심심함이거나, 그냥 손이 가서 누른 것일 수 있습니다. 여기에 “미련”이라는 무거운 이름을 붙이는 순간부터, 소희 씨는 근거 없는 확신 위에 계속 무언가를 쌓아 올리고 있는 셈입니다.

더 재밌는 건 따로 있습니다. 소희 씨가 요즘 스토리에 올리는 사진들, 커피 한 잔을 마셔도 각도를 세 번은 바꾸고, 조명 위치까지 신경 쓴다고 합니다. 이 정도면 인스타그램이 아니라 단편 다큐멘터리 제작이라고 봐도 될 지경입니다. 그런데 이 다큐의 관객은 딱 한 명, 전남친뿐입니다.

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. 상대의 행동 하나를 확대 해석하는 건, 사실 그 사람에 대한 미련이라기보다 지금 이 상황을 아직 정리하지 못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.

감독, 조명, 소품까지 챙긴 가짜 일상
2. 희망 고문은 스스로에게 하는 것입니다

역지사지로 가보면, 만약 소희 씨가 다른 사람의 스토리를 습관적으로 조회하고 있다면, 그게 그 사람에게 미련이 있다는 증거일까요. 아마 아닐 겁니다. 그런데 지금 소희 씨는 자신에게는 관대한 잣대를, 전남친의 똑같은 행동에는 가장 무거운 의미를 붙이고 있습니다.

여기서 하나 더 짚자면, 매일 스토리를 신경 써서 찍는 데 들어가는 시간이면 실제로 그 즐거운 일상을 살 시간도 충분합니다. 촬영에 쓴 30분을 그냥 커피를 마시는 데 썼다면, 지금쯤 정말로 기분이 나아졌을지도 모릅니다.

3. 나라면 카메라부터 내려놓을 것 같습니다

이게 정답이라는 건 아니지만, 참고만 해주셨으면 합니다. 가짜 일상을 연출하는 데 쓰는 에너지를, 실제로 그 일상을 진짜로 채우는 데 써보시길 권합니다. 보여주기가 아니라 진짜로요. 촬영 감독 역할은 이쯤에서 그만 내려놓아도 괜찮습니다.

진짜 일상은 조회수와 상관없이 채워집니다
정리하면 — 스토리 조회 하나로 상대의 마음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. 그 확신 위에 가짜 일상을 쌓는 대신, 진짜 일상을 채우는 쪽이 결국 더 빨리 정리가 됩니다.

다음번 실내화 가방은, 그냥 지나쳐도 괜찮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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